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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맛집 방문기

대구 중앙로역 지하상가, 맛있호두 후기

by 정이모음 2022.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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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주 대구 동성로에서 금식을 한 채로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끝나고 나니 배도 고프고 기력이 빠져 영혼 없이 대구 중앙로역 지하상가를 터덜터덜 걷다가 향긋한 빵 굽는 냄새에 홀려 호두과자 파는 가게, 맛있호두 앞에서 멈춰 섰습니다.

대구 동성로 지하상가 간식 : 맛있호두
전화 : 010-2423-4759
주소 : 대구 중구 동성로 2가
(중앙로역 지하상가 대현 프리몰 내 위치)
영업시간 : 매일 대부분 영업하나 휴일이나 마감시간이 일정하지 않음.
메뉴 구성 : 호두과자, 미니 붕어빵, 쌀과자 등 주전부리로 구성

네이버 지도에서 자세히 보기

여기는 호두과자 말고도 여러 주전부리를 파는 가게였는데 일단 냄새에 정신줄을 놔버려서 사 먹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대구 중앙로역 지하상가(대현프리몰) 내 맛있호두

가게에는 호두과자 하나만 파는 게 아니라 미니 붕어빵도 있었습니다.
저는 할매 입맛이라 팥 들어간 주전부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고속도로 휴게소나 버스터미널 같은 곳을 가도 호두과자를 발견하면 꼭 사 먹고는 합니다.

호두과자 12개 5,000원, 번 호두과자 10개 5,000원
미니 붕어빵 12개 5,000원, 슈크림 붕어빵 12개 5,000원
팥반슈크림 붕어빵 12개 5,000원

저의 취향은 확실히 팥 들어간 주전부리입니다.
슈크림은 됐고, 호두과자, 번 호두과자, 미니 붕어빵을 섞어서 5,000원어치 달라고 하였습니다.

호두과자와 미니 붕어빵은 12개 5,000원이지만 번 호두과자는 10개 5,000원으로 가격대가 달라서 섞으면 10개나 11개를 주려나 했는데 친절한 사장님은 모두 섞어 12개로 맞춰서 주셨습니다.

호두과자를 사고 오른쪽을 보니 어르신들 입맛의 쌀과자 종류가 있었습니다.
달달하긴 하겠지만 저에게는 너무나 가벼운 주전부리라서 입만 간지럽고 성에 차지 않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더 포만감 있게 묵직한 간식을 좋아하나 봅니다.

왼쪽에는 마카롱과 머스트랭도 함께 팔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제 눈에 마카롱은 알록달록한 몽쉘일 뿐인데 왜 그렇게 비싼지 의문입니다.
크기도 몽쉘보다 작은데...

이 가게는 모든 음식이 테이크 아웃이라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호두과자 봉투를 들고 1분 거리에 있는 중앙로역 지하 중앙분수대 앞에 앉아 먹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왜인지 모르게 호두과자부터 먹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한 입 깨무니 호두 반개와 팥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허기져서 그런지 따뜻하면서도 달달한 게 너무나 맛있었습니다.

반죽은 밀가루라고 생각했는데 이 가게에서는 철원 오대쌀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가 쌀 특유의 약간 더 쫀득함이 있는 건가 했는데 그렇지는 않고 그냥 호두과자 맛이었습니다.

맛있호두의 호두과자

참고로 저는 유방암으로 항암치료를 하던 중에도 호두과자, 붕어빵, 호빵, 단팥빵, 화과자 같은 간식들을 잘 먹었습니다.
위가 약해서 한 번에 많이 먹지는 못했지만 팥은 딱히 나쁠 것 없는 곡류이고, 음식을 먹기 힘들 때 부드럽고 달달하게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제가 붕어빵 먹는 걸 본 다른 암환자 이모들은 질색팔색을 하며 이런 밀가루 음식은 먹지 말라고 뭐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욱하는 심정에 날카롭게 쏘아댄 게 생각이 납니다.

이건 밀가루 음식이 아니라 팥 음식이에요.
나는 당뇨도 없는데 하루 1~2개 먹어도 상관없다고 의사가 먹어도 된다고 했어요.
이모들 삶은 채소 먹는다면서 샤부샤부 먹은 후에 면이랑 밥 비벼 먹는 것보다 탄수화물 훨씬 적어요!

맞는 말이긴 한데.... 그땐.... 좀 철이 없어서....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너무 먹고 싶어서요. 하나만 먹을게요'하고 부드럽게 넘어가도 될 것을...
나를 아껴주던 분들에게 꼭 그렇게 말해야만 시원했나 싶습니다.

어쨌든 호두과자와 붕어빵은 저에게 다이어트하기 좋은 건강한 팥 음식이라고 저는 현재까지도 자기 세뇌 중입니다.

맛있호두의 번호두과자

번 호두과자는 커피맛 호두과자인데 약간 커피의 쓴맛이 느껴지면서 잘 어울렸습니다.
하지만 튜닝보다 순정이 좋다고 저에게는 번 호두과자보다 그냥 오리지널 호두과자 맛이 더 좋았습니다.
미니 붕어빵에는 팥보다 반죽이 좀 더 두꺼운 느낌이 있었지만 역시나 모두가 아는 붕어빵 맛입니다.

맛있호두의 미니 붕어빵

근데 아무리 건강한 팥 음식이라고 스스로 세뇌하여도 변하지 않는 다이어트 진리가 있습니다.
뭐든 많이 먹으면 살이 찝니다.
채소도 많이 먹으면 살이 찌고, 코끼리도 채식주의자입니다.

저는 입이 터져버려 한 자리에서 20분 만에 호두과자, 미니 붕어빵 총 12개를 모두 먹어 치웠습니다.
그러고도 목이 좀 막혀 커피가 당기길래 편의점에서 빨대 커피 하나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저는 이 날 하루를 코끼리와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사실 다 먹고 나서 일주일이나 지나 호두과자 후기를 블로그에 포스팅하기에는 뭔가 거창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결국 후기에 개인사를 넣어 글을 쓰는 걸 보니 오랜만에 호두과자를 사 먹으면서 제가 유난히 힘들었던 시절 거부감 없이 즐겨 먹었고, 지금도 좋아하는 음식이라 추억의 여운이 깊었나 봅니다.

이상 별건 없지만 대구 중앙로역 지하상가에서 나의 허기를 채워준 맛있는 호두과자, 맛있호두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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