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에서 신던 신발 대부분을 버리고 온 탓에 평소 신을 만한 신발이 별로 없다.
보통은 샌들이나 스케쳐스의 워킹화를 신고 다니지만 이것마저도 너무 오래되어 수명이 거의 다 한 게 느껴졌다.
특히 흰색 스니커즈를 즐겨 신던 지라 흰색 신발이 간절했다.
그래서 샀다.
휠라 스니커즈 엘리트코트 (1TM00652D_SKU)
화이트, 240mm
BTS의 뷔와 배우 김유정이 이번 FILA 모델이라는데 얘네는 워낙 아름다운 애들이라 뭘 신어도 잘 어울리고..
난 일반인 중 독보적으로 못생긴 신체라 고민이 많이 필요했다.
나는 발볼이 워낙 넓어 신발은 신어보고 사지만 우연히 신발을 인터넷으로 한 번 검색했다가 모든 인터넷 페이지에 이 휠라 신발 광고가 나오는 바람에 발볼은 생각도 안 하고 최면에 걸린 듯 이 신발을 구매해 버렸다.
알고리즘은 참 무서운 존재다.

원래는 49,000원이라고 적혀있었으나 네이버 쇼핑 최저가의 마법인가?
어떻게 하다가 할인을 받다 보니 G마켓에서 38,220원+무료배송으로 결제하였다.
택배 개봉기
주문은 9월 24일 금요일에 했는데 추석 연휴 영향으로 조금 늦게 배송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근데 무난하게 9월 27일 월요일에 택배를 받았다.

신발이나 옷은 택배를 받고 늘 하는 생각이 있다.
안 맞으면 어쩌나....
근데 택배에 비닐까지 씌워져 있다니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한 숨을 고르고 상자에 흠이 가지 않도록 예쁘게 칼로 비닐을 찢었다.

내가 주문한 운동화는 휠라 엘리트 코트 240mm (1TM00652D_SKU)이다.
이 신발은 남녀 공용이라 220~280mm까지 있어서 커플 운동화로 맞추기에도 좋다.
(근데 난 짝이 없어서 하나만........)

조심스레 박스를 개봉하니 새하얀 게 사진보다 실물이 더 예뻤다.
색깔은 화이트, 그린 2가지 종류인데 내가 주문한 것은 화이트이다.
근데 그린은 진짜 녹색이 아니라 신발 겉과 속 모두 화이트로 되어 있던데 왜 그린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스니커즈들의 밑창 무늬는 기본으로 되어 있지만 나에게는 불안해 보인다.
고무라 원래 덜 미끌리겠지만 뭔가 밑창 무늬가 다른 신발들에 비해서는 좀 약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뒤꿈치는 휠라(FILA)의 로고를 새겨 넣어 너무 단조로운 흰색에 세련됨이 느껴졌다.
딱히 키높이 굽이 있지는 않고 쿠션이 깊지도 않은 말 그대로 기본 스니커즈이다.

뒷 상품 정보를 보니 메이드 인 베트남이고, 2020년 10월에 들어왔다고 한다.
거의 1년 된 상품이면 꽤나 신제품이 속하는 것인가?
어쨌든 신어보기 전까지는 이 택을 절대 자르면 안 된다.

스포츠 브랜드에서 나오는 스트리트화나 스니커즈의 경우 발이 편하다.
이 신발도 기본 스니커즈 모양이었지만 나는 발볼이 워낙 넓어서 불안했다.
인터넷 쇼핑몰에도 리뷰가 거의 없고 블로그 후기도 느낌보다는 커플템으로 추천이 많았다.

아무튼 나는 발볼에 극도로 예민하였으므로 이 신발을 지를 때도 발볼 위치인 신발끈 첫 번째 라인 부분을 한참 확인한 후 구매를 결정하였다.
요즘에는 신발끈 첫 번째 라인이 벌어지지 않고 일체형으로 되어 있어 발볼 넓이 조절을 할 수 없는 신발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쁘긴 하지만 내가 신으면 10분 만에 발 저림을 유발하여 신발장 구석행을 자초하기 때문이다.

예전의 스니커즈는 대부분 페브릭 종류의 재질이었다면 요즘은 합성가죽으로 나와서 그게 마음에 들었다.
페브릭은 흙탕물 한번 튀면 천 재질이라 세탁도 쉽지 않고 따뜻한 느낌이지만 약간 무거운 감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굳이 사야 한다면 어두운 색깔의 페브릭 신발을 선호하지만 요즘은 워낙 가죽 신발들이 잘 나와서 페브릭 소재의 신발을 살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근데 합성가죽 재질은 같은 흙탕물에도 한번 쓱 닦아주면 깨끗하게 관리가 쉬운 점과 고무 특유의 반질거림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밝은 색깔의 경우 대부분 합성가죽 신발을 선호한다.
그리고...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

신어본 느낌
이 신발과는 딱히 상관관계가 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늘 신발을 처음 신을 때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5년 전 대구 달성공원 쪽 구두 장인이 운영하는 수제 구두 맞춤 가게에서 단화를 구입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내 발이 워낙 넙데데하고 못생겨서 처음에는 가게 사장님 앞에 발을 내놓는 것 자체를 주춤했다.
근데 사장님은 아무렇지 않게 내 발목을 끌어내 잡고 도면을 그리면서 발등이 높고 발가락이 어쩌고 하는 구체적인 특징을 언급하며 덧붙여 해준 얘기가 있다.
예쁜 발이네요.
신발도 자신과 잘 맞는 궁합이 있습니다.
자기가 예뻐서 내 발을 아프게 하는 까탈스러운 신발들보다 이 예쁜 발에 꼭 맞춰서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할 신발을 선택하세요.
그럼 오랫동안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겁니다.
음... 뭔가 사람에 비유해도 딱 맞는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건 나만 그런가?
그때 산 수제 구두는 기성 구두와 가격도 비슷하고 내 발에 너무 잘 맞아서 지금도 잘 신고 있는 신발이 됐다.
그 이후로는 늘 신발을 신어보고 구입 결정을 하는데 이번 휠라 스니커즈는 인터넷으로 사진만 보고 사서 조금 긴장이 됐다.

내 발의 정확한 사이즈는 왼쪽 235mm, 오른쪽 237mm이기 때문에 240mm을 주문했다.
신발은 내 발이 딱 맞게 들어갈 정도로 정사이즈였다.
발볼 쪽은 신발 끈을 조금 넉넉하게 풀어 조절하니 불편하지는 않았다.
가끔은 신발 끈보다 밑창 자체 발볼이 좁아 문제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신발은 밑창 발볼도 넉넉한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발볼에 집착하는 이유는 요즘 아디ㅇ스, 나ㅇ키 등의 스포츠 브랜드 운동화들이 굉장히 날렵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이다.
서양 사람들은 대부분 발이 좁고 길어서 그런가?
유난히 발볼이 좁고 날렵한 디자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걸 못 느낀 사람이라면 발볼이 넓고 발등이 높은 사람이 아니다.

신어서 발에 딱 맞다 보니 택을 잘라냈다.
이제 환불할 수 없으니 더 부드럽게 내 발에 맞추려고 신발을 신은 채 그대로 점프 스쿼트 10회를 해봤다.
빳빳한 가죽에 구김이 가기 시작하고 신발 끈도 뛰었을 때 발 느낌과 모양에 따라 다시 조절했다.

생각보다 잘 맞았고, 마침 마트에 장 보러 가면서 첫 개시를 했다.
원래 흰색 스트리트화니까 어느 옷들과 다 잘 어울리는 패션이었다.
어느 장소든 상황이든 만만하게 잘 신고 다닐 듯하다.
결론
발볼이 넓어도 편하게 신을 수 있다.
실용성과 가성비가 좋다.
이번 인터넷 쇼핑은 성공했다.
'일상 이야기 > 지름신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년 아임리더 북캘린더 탁상달력 리뷰 (0) | 2022.01.14 |
---|---|
조엘리 충전식 손난로 (0) | 2021.12.05 |
블린즈 스마트 워치 F12 후기(feat.가성비) (2) | 2021.11.24 |
써코니 킨바라 12(Saucony Kinvara 12) 리뷰 (0) | 2021.09.11 |
써코니(Saucony) TYPE A9 러닝화 리뷰 (0) | 2021.09.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