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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이야기/중국어

중국어 HSK 자격증에 도전하다.

by 정이모음 2021.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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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살다 온 지가 7년이다.

나름 대만에서 빨리 적응하려고 없는 돈을 쪼개가며 어학당을 6개월이나 다녔다.

그리고 현지 사람들과 어울리며 빠르게 중국어 회화를 익혔다.

지금도 중국어로 평소 대화에는 어려움이 없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서 중국어를 활용하여 뭔가 해보려고 할 때 문제가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내가 현지인들과 말을 할 줄 알건 모르건 일단 HSK 중국어 자격증이 없으면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

여기는 지방이니까...

 

대만에서도 HSK 같은 중국어 자격시험은 있다.

대만은 무조건 번체를 기준으로 하고 중국 본토와 약간의 억양, 단어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소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중국의 HSK 자격 시험을 인정한다.

 

그래서 바로 HSK 한국사무국 시험센터 홈페이지에서 HSK 시험에 대해 알아보았다.

 

HSK 한국사무국 시험센터

중국국가한판주관 HSK, HSK, HSK IBT, HSK IBT 접수, HSKK, CTCSOL, 장학금, 중국어대회

www.hsk.or.kr

 

HSK IBT - 컴퓨터 키보드 타이핑으로 답안 제출 방식

HSK PBK - 자필로 써서 답안 제출 방식 

 

나는 중국어 번체를 입력할 때 ㄅㄆㄇ(버퍼머) 주음 입력 방식으로 타이핑을 하기 때문에 간체의 핑음 타이핑을 할 줄 모른다.

그래서 HSK PBK 시험으로 결정하였다.

시험은 매달 1회씩 있고 성적 발표는 시험 친 날로부터 약 1달 정도가 걸렸다.

시험 장소는 전국 도시 단위로 지정된 곳에서 봐야 한다.

 

2021년에는 10월 17일(일)/11월 20일(토)/12월 5일(일) 3회가 남았다.

비용은 매 등급마다 신청 비용이 달랐다.

(HSK IBT와 HSK PBK의 응시 비용은 같은 급수라도 약간 다르다.)

HSK PBK(자필입력 방식) 시험 응시 비용

나는 이 정보를 보고 곧장 서점으로 달려갔다.

몇 년 전에는 서점 어학 코너에 중국어가 꽤나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근데 이제는 더 이상 핫한 언어가 아닌지 1/3 정도가 줄어든 체감이었다.

 

나는 그나마 책 선반에 진열된 HSK 수험 책들을 살펴보았다.

사실 1급이 제일 높은지 6급이 제일 높은지 그런 거도 몰라서 가장 가운데 있던 3급을 펼쳐보았다.

생각보다 기초 수준의 문법과 회화였고, 4급과 비교해 보니 HSK는 1급이 가장 쉽고, 6급이 가장 어려운 거였다.

 

4급과 5급을 비교해 보았으나 나는 4급부터 천천히 올라라기로 했다.

나는 대만에서 모두 번체로 중국어를 썼다.

5급을 바로 건너뛰려니 간체 쓰기에서 일단 탁 막히기 시작했다.

손에 익은 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는 건지 馬(말 마) 이 글자 하나도 马 이렇게 써야 하는 게 너무 낯설었다.

 

그리고 발음이 같은 여러 개의 번체 글자를 통일해서 그냥 간체 한 글자로 쓰는 경우가 많다.

중국은 생활에 불편함이 없으려면 체 한자 300~400자이지만 대만은 번체 한자 3,000~4,000자를 알아야 한다.

 

현재 번체를 쓰는 중국어권은 홍콩과 대만뿐이다.

중국, 싱가포르, 태국 일부, 베트남 일부는 모두 간체 한자를 쓰고 있다.

 

그래서 번체에 익숙한 나는 간체 문장을 읽다가 뜻이 아닌 것 같은데 발음과 문맥상으로 이해하는 문장들이 있었다.

자격증 시험은 시간제한과의 싸움인데 이게 익숙해지려면 4급부터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유명한 해커스, 시원스쿨, 동양문고, 파고다 등등 몇 개의 어학 브랜드의 문장들과 해설 내용들을 비교해 보았다.

다들 특성 있게 좋은 책들이었기 때문에 가장 저렴한 책으로 살까 싶었다.

대부분 18,000~22,000원 대였다.

 

가장 먼저 살펴본 해커스는 몇 장 훑어보다가 고대로 책꽂이에 꽂아 넣었다.

난 원래부터 해커스를 별로 안 좋아한다.

수험서이지만 토익 책 특유의 너무 범생이파 수험 책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나에게 가독성이 많이 떨어진다.

나는 똑똑한 수험생은 아니기 때문에 패스~

 

몇 개를 살펴봤지만 책 정리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오는 파고다를 선택했다.

귀찮은 건 딱 질색인 나의 성격에 간단명료하면서 가독성이 좋았기 때문이다.

비록 책 표지 디자인은 미술 똥 손인 내가 다 안타까울 정도로 엉망인 색 조합이었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파고다HSK 4급 수험 종합서

아래 링크를 누르면 알라딘 서점에서 책 상세 내용 바로 볼 수 있음(스프링 분철 서비스 가능 +2,000원 추가)

파고다 HSK 4급 종합서 - 10점
배수진.파고다교육그룹 언어교육연구소 지음/파고다

오랜만에 이런 책을 봐서 그런가 제법 묵직했다.

이런 걸 대학 졸업하고 다시 볼 생각을 하다니 조금 걱정되긴 했다.

 

그래도 요즘에는 CD가 따로 나오지 않아 너무 편리했다.

라떼는~~ 대학시절 오디오 CD에서 MP3 파일로 변하는 시대였다.

MP3 파일이 제공되긴 했어도 한꺼번에 다운로드하여 찾아들었는데 이제는 QR 코드를 찍기만 하면 자동으로 그 단원의 음원을 바로 들을 수 있다니...

각 단원마다 QR코드만 찍으면 바로 관련 음원을 들을 수 있다.

첫 단원을 공부하면서도 너무 편리했고 점점 공부하기 좋아지는 시대가 되어 가는구나 싶었다.

해설서의 쉬운 설명들도 좋았다.

그보다 내가 익숙하지 않은 간체들의 쓰기 연습이 더 간절하긴 하다.

자꾸 번체의 획이 먼저 튀어나왔다.

그런 내 고충을 알았는지 알아서 단어 관련하여서도 대 단원마다 주제를 가지고 잘 정리되어 있었다.

 

이 책에 맞는 강의도 제공하고 있어서 파고다 홈페이지에 들려보았다.

 

PAGODA | 파고다어학원

여기를 눌러 링크를 확인하세요

www.pagoda21.com

HSK 관련 샘플 강의를 살펴보았는데 깔끔하고 좋았다.

하지만 나는 문법적인 부분을 대부분 이해하고 이미 회화를 할 줄 아는 상황에서 보는 입장이라 쓰기에 더 집중하는 나와는 접근하는 포인트가 달랐다.

중국어를 종합적으로 배워나가는 학생들에게 더 어울리는 강의였다.

그래도 자격증 시험이라는 특성상 수업 도중에 언급될 수 있는 몇몇 노하우들을 위해 들어야 되는지 조금 고민은 된다.

일단 혼자 쭉쭉 책 훑으면서 해보고 결정해야겠다.

 

이런 좋은 책을 사고는 작심삼일 안 하고 싶었는데 백신을 맞고 나더니 몸상태가 너무 힘들어 잠시 며칠을 쉬었다.

책을 산 지 일주일이 다되어 가는데 이제 2단원을 훑어보았다니...

아직 책에서 나는 새 책 냄새를 맡으며 다시 마음을 다잡아 본다.

이제부터라도 한 달 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10월 HSK 시험에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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