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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유방암센터를 졸업하던 날(회송센터 상담) 벌써 11월이 되었습니다. 저는 2012년 10월 만 25세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 수술, 방사선 치료를 받았어요. 다행히도 항암제가 잘 맞아서 3년 정도의 짧은 투병생활을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하여 지금까지 재발 없이 잘 지내고 있는데요. 저는 작년 2022년 11월 2일 정기검진 주치의 면담을 마지막으로 10년간 다니던 삼성서울병원 유방암센터를 졸업하였습니다. 오늘이 딱 1년이 된 날인데요. 암 진단 후 건강하게 맞이한 10주년에 삼성서울병원에서 회송상담을 받았던 일을 써보려 합니다. 저는 대구에 살고 있어서 삼성서울병원 진료를 갈 때마다 매번 새벽기차를 타야 했어요. 지방에 사는 환자들은 다들 비슷비슷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저는 이제 건강하게 생활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진료 때 의.. 2023. 11. 2.
[항암일기] 친구들의 좋은 소식 항암 치료 2차 중반이 넘어가고 나의 일상은 굉장히 단조로워졌다. 하루의 특별한 일정은 없었다. 그저 오전에 헬스장에서 간단한 요가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강아지와 산책을 했다. 책도 보고 TV 예능도 봤다가 과일과 요거트도 챙겨 먹었다. 무언가 성취보다는 하루를 무사히 무탈하게 지내는 따분한 삶 그 자체였다. 매일 지키고자 했던 계획들과 파이팅 넘치던 다짐들은 다 부질없었다. 피곤함과 무기력함에 모든 게 귀찮았다. 눈을 감았다가 뜨면 어느새 2~3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었다. 항암 치료 1차 때에는 주변 사람들의 걱정과 응원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났을 뿐인데 이제는 사람들이 더 이상 나를 찾지 않았다. 그럴 수 있다... 바쁘니까... 나도 혼자의 긴 시간에 익.. 2022. 6. 25.
[항암일기] 2차 항암 주사를 맞으면서.. 2012년 11월 7일 수요일. 서울삼성병원에서 2차 항암주사를 맞는 날이었다. 암병원은 늘 기다리는 게 일이다. 항암주사는 구경도 못했는데 대구에서 서울까지 4시간 장거리 운전으로 허리에 파스를 도배 중인 엄마와 나 대신 진료비 납부에 약국, 편의점, 은행까지 여기저기 심부름으로 정신없는 남동생도 진이 빠지기 시작했다. 올 때는 환자1명과 보호자 2명이었지만 갈 때는 환자가 1+2명이 되어 버리는 신기한 곳이다. 내가 하는 일이라고는 그저 빈 의자를 찾아 앉아서 동생이 갖다 준 음식을 먹고 기다리다 졸기를 반복하는 것뿐이었다. 중간에 의료진이 불러서 1차 항암주사 후 3주간 어땠는지 영양상태를 상담했는데 나는 다행히 알레르기나 몸의 거부반응 같은 변수 없이 순조롭게 진행된 편이라고 한다. 이상하다. 난.. 2022. 6. 14.
유방암을 부른 나의 식습관 교정 (feat. 스스로 요리하기) 안녕하세요, 정이모음입니다. 오늘은 유방암을 부른 나의 식습관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암에 걸리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다지만 저의 경우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나쁜 식습관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유방암에 걸리기 전의 제 식습관은 한마디로 엉망이었습니다. 사회생활에 욕심이 많았다는 핑계로 바쁜 일상에 간편한 것을 선호하였고, 집밥보다는 빵과 배달음식이 더 좋았습니다. 밤샘 작업이 있는 날에는 라면과 과자로 대충 때웠고, 물보다는 콜라가 더 좋았습니다. 음주를 즐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적당한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필요했고, 운동이라고는 배워본 적도, 배울 필요도 몰랐던 지라 다이어트도 무조건 굶어야만 살이 빠진다고 생각을 했을 때였습니다. 인간의 몸을 망가뜨리기 위해 더 이.. 2022. 2. 3.
유방암 증상(feat.나의 사례) 안녕하세요, 정이모음입니다. 오늘은 유방암 증상들과 실제로 제가 겪었던 유방암 증상 경험에 대해서 얘기해 보려 합니다. 먼저 흔히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방암 증상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데요. 통증 없는 딱딱한 멍울,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 멍울 주변 오렌지 껍질 같은 피부, 양쪽 유방의 비대칭 모양 이 증상들은 제 경험상 대부분 초기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제가 병원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을 때는 이미 왼쪽 유방에 4.5cm의 큰 멍울로 2기 말에서 3기 초에 해당하는 경우였습니다. 유방 주변에 통증 없는 멍울이 만져진다는 것은 유방암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 사실을 가볍게 간과한 편인데요. 결국 멍울이 조금씩 커지면서 날이 갈수록 칼로 후벼 파는 듯한 엄청난 통증.. 2022. 1. 13.
암 판정을 받을 때 첫 느낌 안녕하세요, 정이모음입니다. 오늘은 제가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를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2012년 10월, 만 25세라는 꽤 젊은 나이에 유방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왼쪽 가슴에 4.5cm의 딱딱한 악성종양이 있었고,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 항암치료 8회, 수술, 방사선 치료 38회, 그리고 그 외의 면역 치료들을 1년 정도 더 보강하며 비교적 짧은 투병 생활을 마쳤습니다. 당시 저는 유방암 진단을 받기 전부터 미리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내가 정말로 암환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무서워서 병원 가기를 거부하였습니다. 일에 미쳐 열정적으로 살다 보니 어쩌면 아픈 것보다 나의 경력이 단절되어 사회에서 쓸모없는 사람이 된다는 인식이 더 무서웠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목숨이 10개일 것 같은 20.. 2022.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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