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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유방암 투병기

암 판정을 받을 때 첫 느낌

by 정이모음 2022.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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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이모음입니다.

오늘은 제가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를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2012년 10월, 만 25세라는 꽤 젊은 나이에 유방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왼쪽 가슴에 4.5cm의 딱딱한 악성종양이 있었고,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 항암치료 8, 수술, 방사선 치료 38,

그리고 그 외의 면역 치료들을 1년 정도 더 보강하며 비교적 짧은 투병 생활을 마쳤습니다.

 

당시 저는 유방암 진단을 받기 전부터 미리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내가 정말로 암환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무서워서 병원 가기를 거부하였습니다.

 

일에 미쳐 열정적으로 살다 보니 어쩌면 아픈 것보다

나의 경력이 단절되어 사회에서 쓸모없는 사람이 된다는 인식이 더 무서웠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목숨이 10개일 것 같은 20대 나이에도

유방암 증상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유방암 증상으로 작고 딱딱한 돌덩이가 만져지고,

유두에서 약간의 피가 섞인 진물이 나오는 정도였지만

6개월이 지나자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과 매일 아침 코피로 피범벅이 되어서야 병원을 찾았습니다.

 

저는 맘모톰과 유방 X-ray, 초음파 검사를 했고,

일주일 후 검사 결과는 당연히 유방암이었습니다.

병원에서 예정 진료 일보다 앞당겨 간호사가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와서 알게 되었는데

저의 커리어를 걱정했던 지난날들이 무색하게도

3초 만에 드는 생각은 너무 창피하게도 ‘돈’이었습니다.

 

‘암에 걸리면 돈이 많이 든다 던데.. 나 돈 없는데 어쩌지?’

 

머릿속에서 온통 돈돈돈으로 가득한 제가 한심하게 느껴져 죽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그럴 용기는 없었기에 어머니와 통화를 했더니

정말 운이 좋게도 어머니가 5년 넘게 저의 암보험과 실비보험을 관리하고 계셨습니다.

 

저는 그 돈으로 좋은 음식을 사 먹고 좋은 치료를 받으며 지냈고,

현재는 재발 없이 건강하게 일상생활 지내고 있습니다.

 

제 생각엔 아직도 본인의 증상을 알면서도 무서워서 병원을 가기 겁내는 분이나

항암치료 중 경제적 타격이 심해질까 봐 막막해서

병원을 가기 꺼려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고, 함께 투병 생활을 하시던 많은 분이

항암치료를 마치기 전까지는 절대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것이

보험약관과 관련 서류들입니다.

 

그만큼 환자가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치료비 스트레스입니다.

각자의 사정이 다 다르지만 치료비 계획은 정말 꼼꼼하게 따져봐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니

언제 끝날지도 모를 기약 없는 지출 상황에 대해 

돈 걱정은 하지 마라는 두루뭉술한 말보다

지금 현재 어떠어떠한 보험이 있고 재정적으로 이렇게 우리가 활용할 수 있다는 계획으로

환자와 가족 모두 솔직하게 얘기해 보는 게 어떨까요?

 

가족들의 절대적인 협조와 치료비 계획은

환자가 안정감을 갖고 치료를 시작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험난한 날들을 극복하기 위한

첫 시작이 순조롭길 바라며 이상 유방암 판정을 받을 당시 정이모음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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