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에서 유방암 검사 결과 보던 날(feat.빠른 실비 청구)

2021년 9월 23일 목요일 담당 주치의 재진

 

나는 2021년 9월 13일에 유방암 검사(채혈, 상복부 초음파, 흉부 X-ray, 유방 촬영술, 유방 초음파 등)를 마쳤다.

유방암 재진 검사받던 날 지난 포스팅

삼성서울병원에서 유방암 재진 검사 받은 날

나는 처음 유방암 판정 전의 의심환자가 아닌 유방암 치료 후 5년 경과한 완치 판정자이기에 맘모톰 조직검사나 PET CT 검사는 따로 진행하고 있지 않다.

 

매년마다 하는 검사이고 내 몸에 이상이 없음을 누구보다도 잘 느끼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은 검사 결과를 들으러 갈 때마다 나를 살짝 긴장하게 만든다.

 

그래도 검사 때처럼 금식이나 신체적으로 피곤한 건 없어서 다행인 건가? 

나는 8시 8분에 동대구역에서 서울행 SRT를 타고 수서역으로 향했다.

셔틀버스를 타려고 수서역 3번 출구에서 줄을 섰는데 날이 밝아서 그런가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버스 한 대를 보내고 다시 10분 정도를 기다리면서 주변을 봤더니 암 재활 요양병원 광고가 보였다.

나는 안동에서 암 재활전문 요양병원을 이용했는데 내 몸이 회복하는데 참 많은 도움이 됐었다.

 

그때는 암 재활전문 요양병원의 붐이 일어날 때라 제대로 된 곳이 많지 않았고, 체계가 잡혀가는 중이었는데 광고 사진만 봐도 이제는 암환자들을 위한 체계와 전문성이 잘 갖춰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서역 3번 출구 삼성서울병원 셔틀버스 정류장의 암재환전문 요양병원 광고판

병원 셔틀버스를 타고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정문에 도착하니 오전 10시가 조금 지나고 있었다.

QR 출입증을 찍고 병원 안으로 들어가니 통제가 가능한지 의문이 들만큼 사람들이 많았다.

 

암병원에 첫 번째로 해야 될 일은 생각도 하지 말고 무조건 1층 수납 카운터로 직행해서 진료비 계산이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1층 수납 카운터

수납 카운터에는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가 가능한 무인 수납기도 있다.

일주일 전 검사 비용(채혈, 상복부 초음파, 흉부 X-ray, 유방 촬영술, 유방 초음파 등)은 약 232,000원이 나왔는데 주치의 선생님과의 결과 면담에는 25,100원이 나왔다.

이 영수증들은 보험금 실비 청구를 위해 잘 보관해 두어야 한다.

유방암 재진 검사 비용 영수증

여유롭게 진료비 수납을 마치고 나는 암병원 1층 정문 옆 암치유센터로 향했다.

암 판정 후 치료가 진행 중이거나 5년이 지나지 않은 환자들의 경우에는 2층 유방센터에서 주치의와 면담을 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벌써 5년이 훌쩍 지난 완치 판정자이기 때문에 매년 재진 후 1층 암치유센터에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1층 암치유센터

여기는 유방암 환자뿐 아니라 다른 암환자들도 함께 이용하는 곳이다.

현재 치료를 진행 중인 암환자들은 각 구역의 전문 센터에서 치료를 하지만, 완치 판정자들은 암 종류 구분 없이 이곳에서 경과 관찰을 주목적으로 분리를 해놓았다.

코로나 영향인지 완치 판정자가 항암 치료자보다 적어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이날은 암치유센터를 방문한 사람들이 현저히 적었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1층 암치유센터 대기실

이 대기실에서 앉아있다가 나의 차례가 오면 간호사 선생님의 호명을 받아 알려준 진료실로 들어가면 된다.

주치의 선생님과 나는 2년 만에 만나는 거라 서로 기뻐하며 목소리 텐션을 올렸다.

나는 젊은 나이에 항암 치료 후 완치 판정을 받고도 다른 병이나 전이 없이 건강하게 사는 케이스로 기억되는 환자였다.

무엇보다 나에게 굉장히 애정을 갖고 진료해주신 분이라 너무 오랜만에 만났지만 어제 헤어진 것처럼 가깝게 느껴졌다.

 

나는 그동안 나의 생활 패턴과 식습관은 어땠는지, 어떤 운동을 하면서 살을 빼고 체력을 키웠는지, 몸에 통증이나 다른 이상은 없었는지, 이번 한국에서의 추석은 어땠는지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선생님은 나의 얘기를 활짝 웃으면서 들어주셨다.

 

그리고 나의 검사 결과는 아주 깨끗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선생님과의 면담으로 알맹이가 꽉 찬 진료시간이었고, 미리 준비한 몇몇 질문에도 답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진료실을 나서기 전에 나는 '다음에는 선생님이 고쳐준 몸을 더 건강하게 업그레이드 시켜오겠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선생님은 '하~너무 좋다!'는 대답과 함께 굉장히 뿌듯해하셨다.

 

진료실을 나오니 간호사가 내년 재진 검사에 대한 안내서를 주며 간략하게 설명해 주었고, 나는 그 안내서를 들고 다시 수납창구로 가서 정확한 날짜와 검사 순서 일정을 잡았다.

내년 검사 일정 안내서

내년에는 너무 이른 새벽에 와서 힘들지 않도록 오전 9시 30분 채혈부터 시작하는 일정을 잡았다.

올해와 똑같이 채혈, 유방 촬영, 유방 초음파, 흉부 촬영, 상복부 초음파만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제 올해 유방암 검사에 대한 모든 일정을 마치고 마지막 가장 중요한 게 남았다.

바로 보험금 청구이다.

 

근데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건 알겠는데 너무 오랜만에 병원에 와서 그런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나는 한화였기 때문에 한화손해보험 앱에 들어가서 보험금 청구서류 안내를 보았다.

한화손해보험 질병으로 인한 통원치료비 보험금 청구 서류

나는 진료비가 10만 원 이상이 나왔으므로 준비해야 할 서류는 이러했다.

 

공통 서류 (일자별 진료비 영수증, 진료비 세부내역서)

한국 질병분류코드가 기재된 통원 확인서 또는 소견서, 진단서 중 1

 

진료비 영수증은 진료비 정산 때마다 발급받았기에 가지고 있었고, 진료비 세부산정 내역서는 수납 카운터에서 직원에게 요청하여도 되고, 수납 카운터 한쪽의 무인 서류 발급기에서도 무료로 출력이 가능하다.

수납 카운터 옆 무인 서류 발급기

진료비 세부산정 내역서는 3장과 통원진료확인서 1장을 발급받았는데 아무리 살펴보아도 한국 질병분류코드가 표기되지 않았다.

무인 서류 발급기에서 발급한 진료비 세부산정내역서와 통원진료확인서(한국질병분류코드 기재되어 있지 않음)

알고 보니 한국 질병분류코드는 완치자의 경우 진료를 담당하는 주치의 서명이 있어야 코드 번호가 표기된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 질병분류코드는 질병의 고유 번호인데 나는 유방암이기 때문에 유방암 관련 보험금을 받으려면 질병 코드번호에 C50.91가 적혀 있어야 한다.

 

나는 선생님과 면담할 때 실비 청구 때문에 그러니 코드번호가 적힌 진료서 하나를 발급해 달라고 미리 말했어야 했다.

 

결국 나는 암치유센터로 다시 찾아가 간호사에게 사정 설명을 했다.

그랬더니 간호사가 선생님과 통화를 한 후 코드 번호와 선생님의 서명이 있는 통원 사실증명서를 발급해 주었다.

삼성서울병원 통원사실증명서

이렇게 준비가 다 된 이 서류들을 들고 수납 카운터 옆 실비 청구로 갔다.

요즘은 대부분의 대형병원들에 이 실비 청구 기계가 있어서 진료 후 모든 보험사들을 상대로 편리하게 실비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앱으로 신청을 해도 되지만 직원들이 기계 옆에서 도와주길래 나도 편리하게 도움을 받아 5분도 걸리지 않아 보험금 접수 처리를 완료하였다.

 

이용 방법은 나의 신상정보를 기계로 입력 후 준비된 서류를 기계에 넣으면 끝이다.

기계에 넣은 서류들은 각 보험사로 팩스 발송이 되고, 기계가 작업이 끝나면 서류는 다시 돌려준다.

실비 청구 서류 - 영수증, 진료비 세부내역, 한국질병분류코드가 적힌 통원증명서

이렇게 12시가 조금 넘어 나의 병원 일정은 무사히 끝이 났다.

내년 정기 검진을 기약하며 나는 다시 수서역에서 SRT를 타고 대구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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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청구 접수 다음 날 9월 24일.

기분이 좋게도 보험금 247,190원이 바로 들어왔다.

그러나 내 통장은 잠시 머무는 곳일 뿐...

1시간 후 각종 생활비로 스치듯 안녕....

실비 청구 다음 날 한화손해보험에서 보험금 지급을 알리는 카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