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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유방암 투병기

유방암을 부른 나의 식습관 교정 (feat. 스스로 요리하기)

by 정이모음 2022.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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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이모음입니다.
오늘은 유방암을 부른 나의 식습관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암에 걸리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다지만

저의 경우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나쁜 식습관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유방암에 걸리기 전의 제 식습관은 한마디로 엉망이었습니다.

사회생활에 욕심이 많았다는 핑계로 바쁜 일상에 간편한 것을 선호하였고,

집밥보다는 빵과 배달음식이 더 좋았습니다.

 

밤샘 작업이 있는 날에는 라면과 과자로 대충 때웠고, 물보다는 콜라가 더 좋았습니다.

 

음주를 즐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적당한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필요했고,

운동이라고는 배워본 적도, 배울 필요도 몰랐던 지라

다이어트도 무조건 굶어야만 살이 빠진다고 생각을 했을 때였습니다.

 

인간의 몸을 망가뜨리기 위해 더 이상 모자랄 것이 없다 싶을 정도의 완벽한 악마의 식습관이었습니다.

그러나 항암 투병으로 그 고생을 하는 와중에도 저의 입맛은 딱히 변하지 않았습니다.

 

치킨과 피자는 여전히 맛있고 세상에는 먹을 것이 많았습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지만

그래도 건강한 몸이 간절해서 노력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나름 한참을 고민하였고, 저는 먼저 먹는 것에 대한 접근 방법을 바꾸어 보기로 했습니다.

스스로 요리해먹는 방법으로 먹는 것을 위해 좀 더 움직이고 활동 에너지를 쓰기로 하였습니다.

 

다른 환자들처럼 항암치료라고 해서 클린 식단을 따로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말이 클린 식단이지 풀만 가득한 토끼 식사입니다.

저는 3일 이상 먹을 자신은 없었기에 일반식을 먹었습니다.

 

고기도 양껏 먹었고 일주일에 1~2번씩 돈까스와 같은 기름지고 튀긴 음식도 모두 먹었습니다.

무엇을 먹는지는 상식적인 일반식을 벗어나지 않는 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먹고 싶은 것은 먹되 웬만하면 집에서 해 먹는 방법만 지키기로 했습니다.

 

평소에 간편하게 먹던 것을 불편하게 만드니 너무도 귀찮은 방법이었지만

다행히 효과는 아주 좋았습니다.

 

사실 저는 20살까지 요리라고는 라면만 끓일 줄 아는 요리 똥손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엄마와 할머니가 해주는 따뜻한 밥에도 입만 살아서 불평을 해대는 철없는 인간쓰레기였습니다.

그래서 그때 불효를 차곡차곡 적립하여 이렇게 암으로 크게 벌을 받은 건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 제가 항암치료를 하면서 직접 밥솥에 밥을 안치고 두부를 굽고, 졸이고, 계란말이도 해보고 미역국을 끓여보았습니다.

 

재료 손질부터 조리를 거쳐 반찬 하나를 완성시키기까지..

평소 쉽게 먹던 집밥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손질이 필요한 지 알게 되면서 그동안의 불평들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지금도 요리에는 별로 재능이 없지만

대부분의 식사는 집에서 해결하거나 엄마 찬스를 이용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해 먹다 보니 식사의 시간도 점점 규칙적으로 변하여

현재는 저녁 6시 이후로는 먹는 것 자체가 거의 없을뿐더러 야식도 먹지 않습니다.

저는 이것만으로도 예전에는 엄두도 내지 못한 저의 엄청난 발전이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이렇게 먹는 습관이 규칙적으로 자리를 잡으니

몸에 나쁜 음식을 조금씩 가려 먹는 게 수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간혹 몽쉘, 다이제스티브와 같은 과자 종류를 먹기도 하지만

이제는 바나나와 사과, 귤과 같은 제철 과일을 찾아먹는 횟수가 더 많아졌습니다.

콜라와 술은 완전히 끊었고, 배달 음식은 한 달에 어쩌다 한 두어 번 이용할까 말까 싶을 정도로 줄었습니다.

 

제가 만약 처음부터 단순히 몸에 좋고 나쁜 음식 종류만을 가려 먹었다면

지금까지도 건강식단과 불량 식단의 폭식을 주기적으로 반복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글로 쓰고 보니 몸에 좋은 보약과 영양제도 평소의 건강한 식습관을 대신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 보면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는 과정과 똑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식습관 교정의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결국 목표는 건강이라는 게 불변의 진리네요.

이상 무질서한 악마의 식습관을 교정하고 나서야 겨우 건강을 되찾은 저의 경험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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