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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건강에 대하여

대만에서 PCR 코로나 검사하기

by 정이모음 2021.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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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길고 긴 대만 생활을 마치고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다면 벌써 귀국했을 텐데 상황이 길어지고 하늘 문이 막히면서 거의 2년 동안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번에는 기필코 돌아가리라 마음을 먹고 몇 달 전에 비행기표를 샀고, 시간이 다가오면서 PCR 검사를 마쳤다.
해외 입국자들은 한국으로 입국 시 PCR 음성 확인서를 필수로 준비해야 한다.
정부에서 발표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해외 입국자들의 PCR 음성확인서 제출 기준 공지문

참으로 멀고도 험난한 과정이 아닐 수 없다.
비행기 한 번 타려면 준비할 것들도 왜 이리 많은지 아무 생각 없이 가방 하나 매고 비행기 타던 예전의 일상이 그립다.
그래서 오늘은 대만에서 생전 처음 해 본 PCR 코로나 검사 과정을 얘기해 보려고 한다.


# PCR 검사 순서

1. 날짜 예약(인터넷, 전화)
2. 선별 진료소 접수 후 비용 선지불
3. 선별 진료소에서 PCR 검사 진행
4. 다음 날 검사지 수령

 

# PCR 검사 시 꼭 지참해야 될 것

여권 복사본(너무 바빠서 복사 안 해주니 꼭 자기가 복사해 가야 함)
신분증(거류증, 건보증, 여권 중 하나)
출국 비행기표(출국 날짜 확인용)
검사비 현금 5,000NT(신용카드 안 받음/당일 급행 검사자는 7,000NT)
*병원 진입 시 무조건 마스크 쓰고 들어올 것

 

# PCR 검사 장소와 날짜 정하기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에서 2021년 2월 24일부터 해외 입국자들에게 PCR 코로나 음성 확인서 제출을 필수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세계적 역병이 도는 이 시기이다 보니 이 검사는 세계적으로 기준이 모두 같다.
이 검사지는 비용도 좀 비싸지만 72시간이라는 유효기간이 있어서 날짜를 신중하게 잘 보고 가야 한다.
근데 이 72시간이라는 유효기간이 좀 많이 헷갈렸다.
그래서 위의 공지문에 예시 날짜를 손가락으로 세어가며 날짜 텀을 그대로 따라 했다.

공지문의 예시
2021년 3월 10일 10시 비행기 출발 시 3월 7일 0시 이후 발급된 서류 인정

나는 2021년 7월 9일 15시 35분 출발 비행이므로 PCR 음성 확인서에 날짜가 7월 6일 0시 이후 도장이 찍혀야 했다.
그래서 검사 날짜를 6~7일 중 하루로 결정하고 다음으로는 PCR 검사가 가능한 곳을 대만 보건소 홈페이지에서 열심히 검색했다.
여기서 몇 년을 살았지만 의학 전문용어를 죄다 한자로 보니 오랜만에 거친 나의 성격이 불같이 올라왔다.
나는 대만의 가오슝이라는 지역에 지내고 있었고, 그렇게 한자에 치이면서 검색을 해 보니 가오슝 의대 병원(高醫) 응급실이 가장 가까워서 그곳에서 PCR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 PCR 검사 예약하기

대만에서 PCR 검사의 경우에는 모든 병원마다 검사 시간, 예약 가능 여부가 다르므로 무조건 문의해서 물어보고 움직여야 한다.
대만 타이베이나 북부 지역은 예약 없이 당일 급한 사람도 검사가 가능한 곳이 있다고 한다.
근데 남부 지역인 가오슝은 인터넷 예약도 쉽지 않다.
물론 가오슝 의대 병원의 경우에는 당일 검사도 불가능했다.
결국 전화를 걸어 예약하는데 너무 바빠서 그런지 3번 만에 연결이 되었다.
다행히 상담자는 굉장히 친절하였고 간단하게 나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았다.
그러고 나서 예약 날짜인 7월 6일 오전 10시~12시에 준비 서류들을 꼭 지참해서 병원 응급실로 오라고 하였다.

# 당일 PCR 검사 접수

가오슝 의대 병원(高醫) 주변은 주차가 굉장히 힘들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현지인들도 이 병원 방문 시 버스, MRT, U-Bike 자전거, 도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갔을 때도 응급실 앞이라 그런가 정말 차도 사람들도 정신없이 분주했다.
그래도 PCR 검사자들은 망설임 없이 응급실 정문으로 들어가면 사람들이 줄 서있는 걸 볼 수 있다.
모두 PCR 검사 접수를 하러 온 사람들이다.
차례대로 줄을 서서 비행기표와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하고, 신청서 양식 2장을 주면 벽에 붙어 있는 예시대로 내 정보를 다 적어서 다시 같은 곳에서 줄을 서면 된다.
나는 이 신청서를 병원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하고 미리 써서 갔지만 이건 양식이 새로 바뀌는 바람에(사진 오른쪽 새로 바뀐 양식) 현장에서 다시 써야 했다.

가오슝 의대 병원 PCR 검사 안내(왼쪽), PCR 검사 신청서(오른쪽)

그러면 확인 후 접수지를 주면서 검사 비용을 지불하라고 한다.
검사 비용은 현금으로밖에 받지 않았다.
나는 검사 후 다음날 12시 이후 확인서를 받을 예정이어서 5,000NT였으나, 만약 급하게 오늘 검사 후 오늘 저녁 7시 후에 확인서를 발급받으려면 7,000NT를 내야 했다.
확인서 발급 하루 차이로 약 8만 원 차이가 났으므로 당일 검사지 발급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 PCR 검사 진행

비용을 지불하고 관계자에게 영수증을 보여주니 응급실 정문에 위치한 선별 진료소 옆 빨간 지붕 대기소에서 기다리라고 하였다.
대기소에는 PCR 검사자들이 띄엄띄엄 앉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거의 10명 정도였던 것 같다.
나는 10분 정도를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왜 의료진들이 과로사하는지 이해가 됐다.
37도가 오르내리는 뜨거운 날씨에 방호복을 죄다 차려입고, PCR 검사를 처음 하는 어리바리한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했던 말 하고 또 하고 본인 진료 역할까지 완벽하게 해내고 있었다.
그래도 응급실 앞이다 보니 사람들이 예민해져서 큰 소리가 오고 가는 건 전 세계가 같은가 보다.

가오슝의대병원(高醫) 응급실 앞 선별진료소

에어컨도 없는 진료소 박스 안에 의료진이 들어가더니 차례대로 이름을 부르면서 본인을 확인하고 검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내 차례가 되니 또 본인 확인 후 긴 면봉으로 내 왼쪽 콧 속을 아주 깊숙이 푹푹 3번 넘게 찔러댔다.
통증에 눈물이 쏙 났지만 허무하게도 검사 끝.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갈 길을 가면 된 것이다.

# 다음 날 PCR 음성 확인서 발급받기

열도 없고 아무 증상이 없었기에 별로 걱정은 안 했지만 이 검사지가 뭐라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약간 떨리긴 했다.
낮 12시가 땡 하고 지나자마자 다시 응급실로 가서 서류를 발급받았는데 다행히도 음성이다.
서류는 원래 영문 1부, 중문 1부를 기본으로 발급해주고, 더 필요하다면 PCR 검사 접수 때 미리 말을 하고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
검사지에는 '나의 개인 정보 아래 7월 6일 가오슝 의대 병원에서 검사 진행 후 음성 확인했습니다. 책임자 도장 꾹~!'하고 적혀 있다.

대만 PCR 검사 음성 확인서 영문 1부, 중문 1부

이제 정말 비행기 타고 한국 갈 일만 남았구나.. 당분간 대만 안녕~
한국에서 슬기롭게 격리 생활을 시작해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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