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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이야기/독서, 영상 리뷰

유현준 교수님의 공간의 미래 리뷰

by 정이모음 2022.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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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이모음입니다.

 

'셜록현준'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아시나요?

홍익대 교수이자 건축사무소 대표 건축가 유현준님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데요.

공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건축가로서의 생각을 전달하며 구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셜록홈즈'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다소 어려울 수 있는 건축 이야기들을 쉽고 재밌게 풀어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구독자도 36만 명이 넘는데요.

저는 최근에서야 이 '셜록현준' 채널로 입담 좋은 유현준 교수님을 알게 되어 영상을 자주 접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교보문고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유현준 교수님이 쓴 '공간의 미래'라는 책을 발견하였습니다.

인문분야 베스트셀러 코너 5위 '공간의 미래'

벌써 출판한 지 1년이 지나고 있는데도 목 좋은 베스트셀러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는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 건축에 무지했던 스스로를 탓한 후, 이제야 책을 사 와 머리칼 휘날리며 한 장 한 장 재밌게 보았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건축가 유현준 교수님이 쓴 '공간의 미래'에 대해 리뷰를 해보려 합니다.


건축가가 얘기해 주는 공간 이야기 

 

저는 공간이라는 개념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초반에 유현준 교수님이 시대적 흐름으로 설명해 준 공간에 대한 의미는 참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집이라는 공간은 이불 깔고 잠자리도 되었다가 상을 펴고 밥상을 놓기도 하는 등 시간대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서양의 침대 문화가 들어오면서 방이 좁아졌고,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넓어진 공간만큼 소유할 물건이 늘면서 소비도 늘었습니다.

이제는 기능에 따라 공간과 가구를 나누는 근대적 사고방식을 지나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대 사회에는 '전화+컴퓨터=스마트폰' 같은 공식으로 기능이 합쳐지는 추세에 있습니다.

 

이런 고도성장을 달리는 시기에 '코로나19'라는 대 역병이 전 세계를 덮쳤고, 그로 인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공간의 의미와 포스트 코로나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공간의 미래-유현준(을유문화사)


코로나가 가속화시킨 공간 변화

 

제가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코로나로 인해 나빠진 상황이 아니라 오히려 미래지향적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지 그 매개체가 전염병이고 준비 없이 너무 빠른 속도감에 여기저기에서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긴 합니다.

그러나 굳이 코로나가 아니어도 언젠가는 닥칠 미래 모습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집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회사에서 재택근무로, 교실에서 자가 비대면 학습으로, 확진자는 격리 생활 등의 삶의 구도로 변화하였는데요.

유현준 교수님은 여기서 조금 더 보충된 미래지향적 방안을 나열하였습니다.

 

교육에서는 동네 공실 상가와 도서관, 시민 공원을 활용하여 전교 1등이 아니어도 교실을 떠나 다른 곳에서도 자신에게 맞는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회사는 하나의 큰 사옥보다 작은 상가 규모의 소수 집단 중심으로 위성 오피스를 활용하고 기업의 철학에 맞게 인재 구성과 업무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게다가 기술이 좀 더 발달하면 지하에 물류 터널이 생긴다면 지상의 트럭이 줄면서 좀 더 자연친화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시민 공원, 상가, 도서관을 활용한 위성 학교, 위성 오피스, 비대면 서비스...

 

이 모든 것이 점점 개인화된 일상이지만 결국에는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사는 이 시대에 사회관계를 어떻게 이끌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상생과 소통 방법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비대면이 중요한 세상이지만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보기 위해 모여들게 되어 있고, 오프라인 공간에서만 가능한 감정 교류의 중요성 때문입니다.

저자 유현준 (건축가/홍익대 교수)

특히 공간의 구조가 바뀐다는 것은 권력 구조도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는데요.

이 이야기를 할 때는 저자의 거침없는 독설과 비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양질의 오프라인 공간을 차지한다는 것은 최고의 플렉스를 누리는 것입니다.

 

그 좋은 예로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가난한 주인공은 비좁은 반지하에서 살 때는 오프라인 공간이 열악했기에 이리저리 와이파이를 찾아 헤매면서 온라인 공간으로의 접속이 절실했습니다.

그러나 부자의 공간에서는 쉴 때 TV를 보는 대신 마당에서 햇볕을 받으며 책을 읽습니다.

양질의 오프라인 공간으로 인해 미디어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고 자기 주도적인 생활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하였을 때 자신의 작은 공간이었던 원룸에 사는 청년들은 잠시 몇 천 원의 돈으로 공간의 부족분을 해결했던 카페에 앉을 수 없던 시행령에 분노하며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시간을 더 보내게 되었습니다.

반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비싸서 가기 힘든 넓고 값비싼 독채 펜션에서 자신들만의 '공간 플렉스'를 즐기며 소비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공간의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의 1층만 곳곳에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도시 공간 구조로 리모델링해야 한다는 해결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비판은 부동산 시장 관련하여 정부의 수많은 건축 규제에도 이어지는데요.

시대의 흐름을 빠르게 따라가지 못해 발전을 발목 잡는 정책과 낡은 규제들로 인해 현장에서 느끼는 좌절과 현실적 부작용을 아주 적나라하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왜 우리나라의 아파트 모양은 서울도 지방도 모두 같은 모양인지,

원룸촌은 왜 모두 팔로티 건물로 만들어서 1층을 주차장으로 써야 하는지,

한옥 카페 건물의 낡은 규제를 풀어줬을 때 어떠한 독창성과 다양성이 발생했는지...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LH 독자 공공사업 추진이 아닌 여러 민간업체의 참여로, 인구수가 아닌 세대수를 기준으로, 임대가 아닌 자가 소유의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으로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인 부동산 주택 공급 관련 문제점에 열변을 토하였습니다.

 

비전공자도 이해가 될 정도로 쉽게 설명하면서도 적정 수준의 선을 지키는 그의 비판에서 통쾌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자칫 소외되기 쉬운 저소득층과 경쟁에 지친 청년들의 고충을 이해하는 저자의 진심이 문장 곳곳에서 느껴졌습니다.

책 속에 건축가 유현준 교수님의 친필 싸인


저는 책을 덮으면서 공간이라는 주제로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그것들이 다시 재구성되어 결국 미래의 상생과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에 감탄이 나왔습니다.

 

저는 전염병이라는 비극적인 현실에 갇혀 지내는 와중에 저자는 미래의 가치 창출을 바라보며 저만큼 앞서 나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에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며 각자의 자리에서 올바른 선택을 논하며 끝내는 열린 결말까지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전염병, 낡은 규제와 정책, 저출산, 이해 갈등, 부의 양극화, 청년 문제 등 뭔가 현실적인 수많은 문제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선진적인 인프라와 환경을 갖추었고,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저력을 밑바탕으로 새로운 도시 공간 시스템과 교육 시스템 창조로 세계를 리드해보자는 야심 찬 말에는 알 수 없는 자신감이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습니다.

 

똑같은 마스크를 끼고 똑같은 환경에서 답답함은 마찬가지였을 텐데 현실 안주와 위로보다는 앞으로의 도약을 응원하는 훌륭한 이 멘토링을 늦었지만 이제라도 책으로 접하게 되어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이제는 왜 이 책이 1년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고개를 100번 이상 끄덕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상 공간의 미래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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