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항암치료15

[항암일기]나의 항암치료 중 활력소, 강아지 내가 항암치료를 하던 대구 집에는 말티즈와 사모예드의 예쁜 믹스견인 댕댕이 1마리를 키웠다. 말이 좋아 믹스견이지 '앉아, 일어서!'도 못 알아듣는 영락없는 똥개이다. 뭐.. 그런 거 안 가르친 주인 탓이지.. 이름은 개영심이다. 영심이를 집에 데려올 때 원래 우리 가족들은 영심이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예쁘게 지어주려고 했다. 근데 2년정도 다른 주인이 키우던 개라서 그런가 영심이라는 호칭에 유난히 반응을 했다. 결국 이름 바꾸기는 실패했고, 남동생의 이상한 심술에 의해 개영심이라고 부르게 됐다. 성격도 너무 소심해서 사교성도 없지만 산책을 좋아하고 우리 가족에게는 늘 웃음을 주는 사랑스러운 존재였다. ​ 그러나 내가 항암치료를 시작하게 됐고, 요양을 대구 집에서 하다 보니 할머니 입에서 환자 옆에 개가.. 2021. 6. 19.
[항암일기]첫 항암 후 나에게 찾아온 변화 나는 3주에 1번씩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에서 항암주사를 맞고 대구 집에서 요양했다. 첫 항암 후 찾아올 내 몸의 변화에 대해서 의사와 간호사가 입이 아프게 설명을 해줬지만 역시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너무나 낯선 것들 투성이었다. 첫 항암주사를 맞은 다음날 아침에 나는 빨간 피 색깔의 소변을 보았다. 3일 정도 빨간 소변을 보고 나서는 딸꾹질, 방귀, 트림 등의 생리 현상을 조절하기가 힘들었다. 화장실을 가는 횟수가 급격히 많아졌고, 소변을 본 후에도 항상 덜 본 것처럼 찝찝했다. 물을 많이 마셨지만 그 많은 물이 내 몸속 어디에 다 저장이 되어 있나 싶을 정도로 소변을 시원하게 볼 수 없었다. 그 물도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먹을수록 왜 이리 비린내가 나는지 물만 먹어도 역겨움이 위에서 올라왔다. 2주.. 2021. 6. 19.
[항암일기]첫 항암 치료를 받던 날 2012년 10월 19일. 3년을 넘게 지낸 정든 서울 자취방을 정리했다. 이제 겨우 방 꾸미는 재미를 들여 여러 가지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가구, 소품, 가전기기, 잡화들 모두 지인들에게 나눠주었다. 처음 부동산 아저씨와 신발을 신고 둘러봤을 만큼 아무것도 없던 방이었다. 비가 오던 어느 날, 한기가 가득했던 이곳에 힘들게 이사를 하고 바닥 청소를 3번이나 해도 좋았다. 이 빈방을 내가 하나둘 만들어갈 생각에 설렜다. 그리고 정말로 조금씩 돈을 모아 계획대로 하나둘 채워질 때마다 성취감도 느꼈다. 모두 나의 흔적과 온기로 가득한 나의 것이었다. 그러나 그 흔적들은 며칠 만에 하나둘씩 사라졌고 그때마다 내 가슴은 망치로 두들겨 맞은 것 같았다. 다시는 이 생활로 못 돌아올 거라는 생각에 손만 떨며 처음.. 2021. 6. 18.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