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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이야기/가야금

가야금 왕초보 7~8주차

by 정이모음 2021.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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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웠던 늦여름에 시작했던 가야금은 어느새 겨울을 앞두고도 계속 배우고 있다.

내가 다니는 대구국악학원은 이제 에어컨을 끄고 난방으로 아늑한 공간이 되었다.

그 공간에서 선생님이 기분 삼아 가볍게 가야금을 뜯는 걸 보고 있으면 나도 어느새 가야금 매력에 빠져들면서 배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슨하던 날 국악학원에 도착하니 선생님께서 가볍게 손을 풀고 계셨다.


지금은 벌써 레슨 10주 차가 넘었지만 귀차니즘으로 인한 늦은 포스팅을 7~8주 차에 배운 것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7주 차에는 드디어 오른손 2번 손가락 기본 튕기기 주법이 아닌 3번 손가락 쓰임에 대해 배웠다.

일명 '던져!'라고 했다.

알면 알수록 우리나라 음악 명칭들은 하나같이 시크하고 화끈한 느낌이 든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던져'는 그냥 위에서 2번 손가락으로 뜯으며 잘 연주하다가 옥타브 거리의 낮은음을 뜯을 때 쓰는 주법이었다.

2번으로 열심히 하다가 재빨리 3번으로 내려가서 한번 툭치고, 다시 원래 2번 위치로 올라와서 아무렇지 않게 연주..

 

나는 2번 손가락 기본 뜯기 주법까지는 가야금이 서양악기 하프와 소리가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3번 손가락으로 낮은 음정을 툭~하고 한번 소리 내어 보니 하프보다 훨씬 깊고 선이 굵은 동양의 매력이 느껴졌다.

 

분명 선생님이 보여준 시범은 그러했다.

3번으로 깊고 굵은 퉁의 느낌...

나는.... 3번으로 멀고도 먼 아랫줄을 겨우 찾아 틱 거리는 소리...

연습만이 가볍디 가벼운 3번을 퉁의 느낌으로 바꿔줄 수 있으려나?

이번에는 3번 손가락 주법이 있는 동요 반달로 연습을 하였다.

https://youtu.be/zJrfvZ1vHuA

'던져!' 주법이 포함된 동요 반달 연습

근데 왜 오른손은 어색하고 과도하게 자꾸 팔랑대는 것인가?

팔꿈치는 왜 올라가 있는 것인가?

참 난감하군....

 

그 와중에 나름 연습의 훈장이라 할 수 있는 굳은살이 오른손 2번 손가락에 자리 잡혔다.

연습이 끝난 후 일상생활 와중에도 조금씩 찌릿함과 쓰라림이 있었다.

딱히 할 수 있는 건 없고 시간이 조금씩 지나고 가야금 현이 손에 더 익으면 굳은살은 저절로 없어진다고 했다.

그래도 잘 참고 열심히 동요 '반달' 연습을 마쳤다.

오른손 2번 손가락 굳은살..ㅠ

시간은 어찌나 빠른지 8주 차 레슨이 다가왔다.

8주 차에는 오른손 1번(엄지) 손가락 튕기기 주법을 배웠다.

2번 손가락이 아닌 1번 손가락으로 가야금 줄을 튕겼다.

이제 오른손 손가락 3개나 튕굴 줄(?) 알게 됐다.

https://youtu.be/geCIPbai1Dg

8주차 동요 '오빠생각' 연습

1번 손가락은 혼자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

2번 손가락이 함께 도와주는 시스템이었는데 2줄 간격으로 꼬집듯이 잡다가 1번 엄지를 튕겨 치켜드는 주법이었다.

2번으로 낮은음에서 1번 높은음으로 올라왔다가 다시 2번 낮은음으로 내려가는 음계에 흔히 쓰인다고 한다.

 

근데 엄지는 손가락 중 가장 짧지만 그래도 뚱뚱(?)하니까 처음 튕길 때 소리가 클 줄 알았는데 역시 처음은 처음인가?

현을 튕기자마자 소리는 맥없이 공중으로 흩어져버렸다.

아마 힘쓰는 요령이 없어서 그럴 것이다.

몇 번을 튕기니 소리는 났지만 힘이 과도하게 들어가서 소리가 퍼지지 않고 응어리졌다.

개인적으로 1번 손가락은 힘 풀기가 자유롭지 못해서 9주 차까지 애를 먹긴 했다.

그래도 이렇게 가야금 레슨 8주 차까지 배우면서 주먹 쥔 빙구에서 손가락을 3개나 쓸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났다.

이제 두 손을 자유자재 쓰는 날을 기대하며 꾸준히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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