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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유방암 투병기

흑마늘이 면역에 좋다던데.. 유방암에도 좋을까?

by 정이모음 2021.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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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에 왔다고 엄마는 매일이 분주하다.

반찬 해다 갖다 주고, 필요한 거 사다 주고, 행여나 혼자 있을 때 힘들까 봐 신경 쓰고 대화해주고..

내가 보기엔 자가격리 중인 나보다 엄마가 몸살로 먼저 아플 것 같다.

그 와중에 중복이 왔다고 엄마가 흑마늘이 들어있는 통을 건네주면서 하루에 5알씩 까먹으라고 했다.

면역에 그렇게 좋다고 하여 온 마음을 다해서 정성스럽게 흑마늘을 삶았다는 말과 함께...

엄마가 만들어준 흑마늘

사실 나는 나이 먹고도 나잇값 못하는 어린이 입맛 소유자라 이런 것들을 아직 싫어한다.

마늘 좋은 거는 전 세계에서 마늘 가장 많이 먹는 민족에게 말해봐야 입만 아프지만 흑마늘도 마늘이다 보니 먹고 난 후 입안에 가득한 마늘냄새로 하루 종일 고통스러울 것을 생각하니 너무 먹기 싫었다.

생긴 것은 시커먼 게 딱 양갱처럼 생겼다.

그래도 정성이 있는데 몰래 싹 다 버리는 건 아닌 것 같아서 하나만 까서 맛을 보기로 했다.

흑마늘 한 알 깠을 때 모습

생각보다 괜찮은 맛이었다.

양갱보다는 말캉말캉 부드럽고 약간의 한약 향이 들어간 느낌이었다.

순식간에 거부감이 사라졌다.

그렇게 손쉽게 5개를 다 까먹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흑마늘은 정말로 면역에 좋을까?'

 

그래서 구글 검색창에 흑마늘이라고 적었다.

생각보다 흑마늘 판매자도 많고 정보도 많았다.

나는 일단 개념을 확인하기 위해 위키사전을 클릭하여 읽었다.

 

흑마늘이란 생마늘을 굽거나 삶지 않고 발효 및 숙성과정을 통해 만든 것이다.

 

폴리페놀이 풍부해서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고 세포와 장기의 노화를 막아준다.

또한 혈압을 낮춰주고 혈액을 맑게 해 주며, 면역 체계 개선 및 피로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아.. 어른들이 흑마늘 흑마늘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구나...

폴리페놀 다량 함유와 암과 노화를 막고, 혈압과 혈액에 좋고 면역과 피로에도 좋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건 다 들어있다.

위키가 그렇다면 그런 거다.

그나저나 흑마늘은 원래부터 속이 새카만 마늘 종류 중의 하나인 줄 알았는데 생마늘을 발효하여 만든 것이 흑마늘이라니!!

그래서 그 특유의 마늘 매운맛이 입에서 번지지 않았구나..

 

그럼 유방암에도 효과가 있을까? 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검색을 하였다.

신문 기사나 각종 보고서에는 흑마늘의 찬양을 늘어놓았는데 당연히 유방암에도 효과가 좋다고 나왔다.

그중 눈에 띈 부분은 '활성산소'를 잡는 흑기사라는 기사였다.

유방암 환자들이 경계해야 하는 이 활성산소는 암세포를 아주 활발하게 키워 뿌려대는데 기가 막힌 놈이다.

근데 흑마늘이 그런 활성산소를 잡는다니!!

 

관련 신문 기사 링크 - 헬스조선(클릭해서 보기)

 

흑마늘효능, 활성산소 잡는 '흑기사'… 그냥 마늘보다 좋나?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표적인 건강 식품 중 하나인 흑마늘효능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 흑마늘효능은 무엇일까? 흑마늘효능은 체력 증진이다. 마늘은 기원전부터 체력 증진을 위해 먹기 시작한 식품이다. 히포크라테

health.chosun.com

 

이 뉴스 내용으로도 내가 먹을만한 괜찮은 면역 식품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았는데 다른 건강 뉴스에는 더 솔깃한 내용이 있었다.

대구한의대 교수님께서 연구한 결과인데 약간의 마늘 껍질에서도 유방암 세포의 증식을 78%나 억제한다고 한다.

고농도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암에도 효능은 탁월했다.

 

http://www.f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708

 

마늘의 효능, 껍질도 항암 효과 '탁월' - 대한급식신문

마늘은 자체로 항암 효과는 물론 껍질도 각종 암세포 증식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4일 대구한의대 바이오산업융합학부 손대열 교수가 마늘 껍질 추출물의 암세포 증식 억제 효과를

www.fsnews.co.kr

 

심지어 고농도 상황버섯 추출물보다 더 좋다고 하니 내일도 잊어먹지 않고 마늘 5알을 기쁜 마음으로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근데 나는 이미 항암치료가 끝이 난 상태이다 보니 이제 면역에 좋다는 음식도 찾아먹을 만큼 면역이 좋아졌지만 항암치료 중인 환자들이 먹으면 부작용은 없을까 생각해 보았다.

나는 항암치료 때 오히려 고영양의 보양 음식들이 내 몸에서 받아들이지 못해 탈이 날까 봐 남들이 다 권하는 고농도 상황버섯 우린 물도 먹지 않고 일반식만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황버섯 우린 물을 먹고 몸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더 탈이 나서 암세포가 증가하는 게 눈으로도 보일 정도로 결과가 나빠진 지인을 옆에서 실시간으로 지켜봤기 때문에 그 공포가 큰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고보양 음식, 고농도 추출 음료는 딱히 찾아 먹지 않는다.

지금도 채소, 과일 섭취가 더 중요하고 금주와 약간의 운동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역시나 찾아보니 많은 전문가들이 말을 아껴가며 자기 상황에 맞게 주치의와 상의하여 먹으라는 말밖에 없다.

늘 그렇다.

좋은 건 좋다고 좋다고 한정 없이 말해놓고, 나쁜 건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내 개인적인 경우에서 말을 하면 주치의와 상의해서 먹으라는 말은 일단 안 먹고 봐야 한다는 주의이다.

너무 고보양 고농도는 먹지 말라는 말만 할 뿐 주치의도 말을 아꼈다.

암 환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항암 할 때 너무 좋은 거 먹으면 면역세포보다 암세포가 그거 먹고 더 빨리 자란다.'

 

저런 음식들은 아무래도 이미 몸속에 존재하는 면역세포를 더 강하게 단련해주는 기능이라서 그런가 면역세포가 많이 죽어버린 항암 환자들에게 탈이 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서 나는 개인적으로 저 말을 믿고 있다.

그래서 진짜 흑마늘 몇 알도 아닌 고농도 추출물을 한약 봉지 채로 먹는 건 정말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내 입장에서 다시 항암 치료를 한다면 나는 흑마늘이고 상황버섯이고 고효율 고보양 음식은 먹지 않고 일단 매일 기본 식단에 충실하는 것이다.

 

아무튼 지금은 면역 상태가 정상이 되었기에 이런 음식들을 조금씩 챙겨 먹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상황버섯이든 흑마늘이든 흑염소든 우려낸 고농도 물은 먹지 않는다.

아.. 누군가 이 글을 보고 항암환자가 흑마늘을 먹어도 되는지 아닌지 쉽게 선택하게 될까 봐 나도 말을 조심하게 되는군...


흑마늘을 맛보고 너무 맵거나 쓰면 입가심하려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옆에 미리 우유와 초코 과자를 준비해 두었다.

근데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아서 다음부터는 주전부리가 필요 없겠구나 싶었다.

생각은 그랬지만 흑마늘 5알을 다 까서 먹고 이미 초코 과자에 손이 갔다.

기왕 꺼냈으니 먹어야지 싶었다.

왜 맛있고 난리야..

내가 건강한 돼지가 되는 건 단지 흑마늘로 체력이 올라서 뿐만이 아닐 것이다.

살찌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놈의 초코 과자..

유방암은 흑마늘로 면역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살이 찌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결국 내 입이 다 먹었다.

내일부터는 흑마늘 먹고 그냥 바나나를 먹어야겠다.

흑마늘 먹고 나서 먹는 꿀맛의 초코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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