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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유방암 투병기

유방암 환자는 돈까스를 먹어도 될까?

by 정이모음 2023.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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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이모음입니다.

요즘 저의 블로그에 '유방암 돈까스'라는 검색으로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이 있어요.

 

저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유방암 투병 중인 분이거나 보호자이겠죠?
얼마나 먹고 싶으면 검색해서 몇 번씩 찾아왔을까 하는 생각에 참 안타까웠어요.

 

이 분들은 유방암에 안 좋은 음식인 거 다 알면서 저의 사례가 궁금한 거겠죠?

오늘은 유방암 환자의 금기 음식에 대해 저의 사례를 얘기해 볼께요.


 

먼저 저는 2012년에 왼쪽 가슴 4.5cm의 멍울로 유방암 판정을 받았어요.

그리고 항암 주사, 수술, 방사선 순으로 치료를 마치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항암 투병 중에 돈까스를 한 번씩 먹었습니다.

그리고 라면, 파스타, 햄버거도 먹었어요.

 

지금 생각하니 먹고 싶은 건 웬만하면 다 먹었군요.

만약 제가 당뇨, 고혈압이 있었다면 절대 불가능할 음식이었을 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유방암 환자였을 뿐 당뇨와 고혈압, 혈당에서는 자유로운 편이었어요.

 

그래서 다 먹었어요.

단!! 집에서 직접 요리한다는 조건이 있었어요.

 

사실 처음 항암 치료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떡볶이가 참 먹고 싶었어요.

한 번은 괜찮겠지 싶은 마음에 아버지가 시장에서 사준 순대와 떡볶이를 먹었어요.

 

그리고 그 날 밤, 저는 지옥을 맛보았습니다.

구토와 함께 온 몸의 붓기, 위 경련, 오한, 피부 뒤집어짐을 3일 내도록 겪어야 했어요.

아마도 자극적인 맛이 원인이었겠죠?

 

그때 이후로 음식을 가릴 법도 한데 저는 겁도 없이 집에서 해 먹는 방법을 선택을 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암환자에게 '육식이냐 인스턴트냐'보다 '간 수치에 부담이 가느냐 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어느 음식이든 건강한 재료와 조리방법, 간 수치에 무리가지 않는 적당한 영양식이라면 잘 먹었습니다.

오히려 라면, 돈까스보다 흑염소나 상황버섯 다린 물, 고보양 삼계탕 같은 고영양 음식을 더 피했어요.

 

라면은 시중의 튀긴 면 대신 건면이나 감자면으로 끓여서 스프는 반만 넣고 계란 필수,

돈까스는 정육점에 파는 돈까스를 집에서 깨끗한 기름으로 튀겨 소스없이,

햄버거도 통밀빵 사이에 정육점에서 산 고기와 각종 야채 때려 넣어 소스 빼고,

떡볶이는 덜 짜고 덜 맵게 하고, 설탕 대신 꿀과 올리고당으로... 

 

의외로 자극적인 맛이 나지 않아도 건강한 재료로 조리 과정에서 완급조절은 가능했어요.

 

환우들 중에 기름과 고기까지 절식하는 분들에게는 저의 식단 자체가 마음에 안든다는 걸 압니다.

그래도 항암 치료 전의 식습관을 완전히 고치지 못해 스트레스 받는 저에게는 나름 좋은 차선책이었어요.

 

그런 저도 술, 탄산음료, 과일음료는 모두 끊었어요.

간혹 다크 초콜릿은 조각으로 먹어도 과자 종류나 초코파이, 마카롱 등 간식류는 꿈도 꾸지 않았어요.

겨울에 붕어빵과 호빵은 예외로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근데 항암 치료 2번 정도 하고 나니 미각이 나빠져서 막상 먹으면 생각했던 그 맛이 안났어요.

그나마 돈까스 같은 튀김은 식감이 그립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가장 많이 먹은 평식은 사과, 바나나, 계란, 돼지고기 수육, 샤브샤브였어요.

 

그러고 보니 저는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 안내하는 항암 치료시 식사 안내 내용에 충실한 식단이었던 것 같아요.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http://www.samsunghospital.com/home/cancer/info.do?view=DIET_ANTICANVER5

 

항암치료시 식사에 관한 궁금한점 5가지 - 암정보 -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암정보

www.samsunghospital.com

 

물론 라면과 돈까스를 먹어도 된다는 말은 아니었겠지만...  

매일 먹는 거 아니고 평소에는 생선, 고기, 야채, 과일 잡식으로 싹다 잘 챙겨먹은 환자였어요.

 

생각보다 먹는 게 힘들어서 몸에 힘이 안 붙고 회복 속도가 더딘 환자도 많은 데요.

그에 비해면 먹고 싶은 걸 다 해 먹었던 게 행운이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이상 항암 치료 시절 제가 몸에 안좋은 음식을 먹는 방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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